
SHORT FILM
이 이야기, 영상으로 먼저
그날그날 만든 짧은 크레용 애니메이션. 눌러서 보세요. 소리는 누를 때만 나옵니다.
- 이 곡, 엘리제한테 쓴 게 아닐 수도
미-레#-미-레#-미-시-레-도-라.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어도, 이 첫 아홉 음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곡의 주인공 '엘리제'가 누구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베토벤이 세상에 내놓지 않은 곡
놀랍게도 베토벤은 살아 있는 동안 이 곡을 출판하지 않았습니다. 작품 번호도 붙지 않았지요. 오늘날 이 곡은 '바가텔 가단조'라는 이름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바가텔은 '사소한 것', 짧고 가벼운 소품이라는 뜻이에요.
이 곡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고 40년이나 지난 1867년이었습니다. 독일의 음악학자 루트비히 놀이 한 여인의 집에서 베토벤의 자필 악보를 보고, 그것을 옮겨 적어 책에 실은 거예요. 놀은 악보 위에 '4월 27일, 엘리제를 위하여, L. v. 베토벤의 기념으로'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이 자필 악보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놀이 옮겨 적은 판과, 베토벤이 1810년 무렵 이 곡을 구상하며 끄적인 스케치 몇 장뿐이에요.
이름 하나를 둘러싼 추리
그러니 '엘리제'라는 이름도 놀의 눈을 거쳐서만 우리에게 전해진 셈입니다. 여기서 추리가 시작되었어요.
가장 널리 알려진 설은, 원래 이름이 '테레제'였는데 베토벤의 알아보기 힘든 글씨를 놀이 잘못 읽었다는 것입니다. 놀이 악보를 본 그 집 여인은, 베토벤이 1810년 무렵 청혼을 생각했다고 알려진 젊은 여성 테레제 말파티에게서 악보를 물려받았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후보도 있습니다. 베토벤 주변에 실제로 엘리제나 엘리자베트라는 이름을 쓰던 가수와 소녀들이 있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어느 쪽이 맞는지는 지금도 결론이 나지 않았어요. 확실한 것은, 이름 하나를 둘러싼 이 수수께끼 덕분에 짧은 소품이 더 오래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는 사실이지요.
다시 들어 보면
익숙한 첫 선율만 기억하는 분이 많지만, 이 곡에는 분위기가 확 바뀌는 대목이 두 번 있습니다. 한 번은 밝고 부드러운 장조로, 또 한 번은 왼손이 같은 음을 쿵쿵 두드리며 불안하게 몰아치는 대목으로요. 그 사이사이 첫 선율이 돌아올 때, 그 반가움이 얼마나 큰지 느껴 보세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엘리제를 위하여」의 이름은 원본이 사라진 탓에 한 사람의 옮겨 적기에만 기대고 있고, 그 기록이 맞는지 이제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읽는 많은 정보도 누군가 옮기고 요약한 것이며, 원본은 쉽게 사라지기도 하지요.
원본을 확인할 수 없는 기록을 우리는 얼마나 믿어도 될까요? 그리고 소중한 기록의 원본을 지키는 일은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베토벤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