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숨은 이야기 ·

이백 년 동안 잠들어 있던 결혼식 음악

오늘날 결혼식마다 울리는 파헬벨의 카논은 오랫동안 거의 잊혀 있었다. 여덟 음짜리 저음 위에서 세 대의 바이올린이 서로를 뒤쫓는다.

파헬벨 · 캐논 · 2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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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식 단골 곡, 사실은 이백 년 넘게 잊혀 있었다0분 33초이야기 읽기 →

이야기 속 곡

캐논Canon

파헬벨 · 약 5분

곡 정보
Michael Fischer v. Mollard2015년 녹음

「캐논」연주 Michael Fischer v. Mollard2015년 녹음위키미디어 공용CC BY 4.0

곡 소개와 해설 보기 →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들어올 때, 혹은 광고와 영화 속 따뜻한 장면에서. 첼로가 낮은 음 여덟 개를 천천히 짚고, 그 위로 바이올린이 고운 선율을 얹는 곡을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요한 파헬벨의 「카논」입니다. 그런데 이 곡이 이렇게 유명해진 것은 생각보다 아주 최근의 일이에요.

바흐 형의 선생님

파헬벨은 바흐보다 한 세대 앞서 독일 남부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난 오르간 연주자이자 작곡가였습니다. 살아 있을 때는 오르간 음악과 교회 음악으로 꽤 이름이 있었고, 여러 도시의 교회에서 오르간을 맡았어요.

그는 바흐 집안과도 인연이 깊었습니다. 바흐의 큰형 요한 크리스토프 바흐가 그의 제자였거든요. 부모를 일찍 잃은 어린 바흐는 이 큰형 집에서 자라며 음악을 배웠으니, 파헬벨의 가르침은 큰형을 거쳐 어린 바흐에게까지 닿았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파헬벨이 세상을 떠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이름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카논」도 오래된 필사본 악보로만 남아 도서관 서가에서 잠들어 있었어요. 언제 무엇을 위해 썼는지도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깨어난 카논

이 곡이 처음 악보로 출판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였습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 이 곡을 담은 녹음들이 라디오와 음반으로 널리 퍼지면서 갑자기 온 세상이 아는 곡이 되었어요. 이백 년 넘게 잠들어 있던 곡이 결혼식의 단골 음악이 된 것이지요.

같은 노래를 뒤따라 부르기

'카논'은 곡 이름이 아니라 작곡 방법의 이름입니다. 한 사람이 노래를 시작하면 조금 뒤 다른 사람이 같은 노래를 처음부터 따라 부르는 돌림노래를 떠올리면 돼요. 이 곡에서는 바이올린 세 대가 두 마디씩 간격을 두고 똑같은 선율을 차례로 시작합니다.

그 아래에서는 낮은 악기가 여덟 음으로 된 같은 저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되풀이해요. 같은 바닥 위에서 위의 선율들만 점점 빨라지고 화려해지다가, 다시 차분해집니다. 처음 들을 때는 첫 바이올린만 따라가고, 두 번째에는 두 번째 바이올린이 언제 같은 선율을 시작하는지 찾아보세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파헬벨의 「카논」은 작곡가가 죽고 이백 년 넘게 잊혀 있다가 녹음과 방송 덕분에 다시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오늘날에는 알고리즘이 추천하지 않으면 좋은 작품도 쉽게 묻혀 버리지요.

어떤 작품이 기억되고 어떤 작품이 잊히는지를 몇몇 기술과 기업의 선택이 정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일일까요? 잊힌 좋은 것을 다시 찾아내는 일은 누구의 몫일까요?

요한 파헬벨1653–1706파헬벨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