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숨은 이야기 ·

박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작곡가

1824년 빈, 교향곡 9번이 끝났을 때 베토벤은 객석을 등지고 서 있었다. 그는 쏟아지는 박수를 보아야 했다.

베토벤 · 3분 읽기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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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컥 주의, 자기 곡의 박수를 못 들은 작곡가0분 33초이야기 읽기 →

마지막 화음이 울리고, 극장이 들썩입니다. 사람들이 일어나 손뼉을 치고 손수건을 흔들어요. 그런데 무대 위 한 사람만 객석을 등진 채 악보를 보고 있습니다. 쉰셋의 루트비히 판 베토벤, 오늘 연주된 교향곡을 쓴 사람이에요. 그는 이 박수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서른 해를 품은 시

1824년 5월 7일, 빈의 케른트너토어 극장.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이 처음 연주되었습니다. 교향곡 8번을 내놓은 지 열 해쯤 지나서였지요. 그사이 베토벤의 귀는 거의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과는 공책에 글을 써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교향곡에 합창과 독창 가수들이 들어온 거예요. 가사는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에 부쳐」입니다. 모든 사람이 형제가 된다고 노래하는 시지요.

베토벤이 이 시에 곡을 붙이고 싶어 한 것은 아주 오래된 꿈이었습니다. 그가 아직 고향 본에 살던 스물두 살 무렵, 그의 지인이 실러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 이 젊은이가 「환희에 부쳐」에 곡을 붙일 생각이라고 적었을 정도예요. 그 꿈이 서른 해쯤 지나 이 악장이 된 셈입니다.

"이런 소리가 아니라"

마지막 악장은 처음부터 노래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앞선 세 악장의 주제를 하나씩 떠올리면, 낮은 현악기들이 마치 말하듯 그것을 하나하나 물리쳐요.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선율, 우리가 아는 '환희의 송가' 가락이 아주 낮고 조용하게 시작됩니다.

그 뒤 바리톤 가수가 일어나 처음 부르는 말은 실러의 시가 아닙니다. "친구들이여, 이런 소리가 아니라, 더 즐겁고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자." 이 첫 구절은 베토벤이 직접 써 넣은 말이에요.

돌아서서 본 박수

초연 날 무대에서 실제로 지휘를 맡은 사람은 미하엘 움라우프였고, 베토벤은 그 곁에 서서 빠르기를 알려 주었습니다. 연주가 끝났을 때, 그는 아직 객석을 등지고 있었다고 전해요. 그러자 독창자였던 젊은 알토 가수 카롤리네 웅거가 그의 팔을 잡아 객석 쪽으로 돌려세웠고, 베토벤은 그제야 일어선 청중과 흔들리는 모자와 손수건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이 장면에는 여러 사람의 기억이 섞여 있어 세부는 조금씩 다르게 전해요. 그래도 듣지 못하는 작곡가가 눈으로 박수를 보았다는 이야기는, 이 곡을 듣는 사람들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듣지 못하게 된 베토벤은 남과 대화하려면 공책에 글을 받아 읽어야 했고, 초연 날에는 남의 손을 빌려서야 청중의 반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청각 장애인은 공연장, 병원, 관공서 같은 곳에서 정보를 얻기 어려울 때가 많지요.

모든 사람이 형제가 된다고 노래하는 이 곡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도 똑같이 공연과 정보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려면 우리 주변의 무엇을 먼저 바꾸어야 할까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초상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베토벤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