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숨은 이야기 ·

친구의 서랍에서 마흔세 해를 잔 교향곡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악보는 친구 휘텐브레너에게 넘겨진 뒤 오랫동안 아무도 몰랐다. 초연은 작곡된 지 43년 뒤였다.

슈베르트 · 2분 읽기

프란츠 슈베르트의 초상

낮은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어둠 속에서 속삭이듯 시작합니다. 아주 작은 소리로, 마치 무언가 숨어 있는 것처럼요. 그 위로 바이올린이 떨리듯 물결치고,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쓸쓸한 노래를 함께 부르지요. 그리고 잠시 뒤 첼로가 부르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보았을 따뜻한 선율. 슈베르트의 교향곡 나단조, 「미완성」입니다.

두 악장과 반쪽짜리 스케르초

1822년 가을, 스물다섯의 프란츠 슈베르트는 새 교향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첫 두 악장은 오케스트라 악보로 완성했어요. 셋째 악장인 스케르초도 시작했지만, 피아노 스케치로 대부분을 적고 오케스트라 악보는 몇 페이지만 쓴 채 손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 곡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흔히 작곡가가 죽어서 곡을 끝내지 못했다고 오해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슈베르트는 이 곡을 놓아둔 뒤로도 여섯 해를 더 살았고, 그 사이 다른 큰 교향곡까지 완성했거든요. 왜 이 곡을 끝내지 않았는지는 지금도 수수께끼입니다.

서랍 속으로

이듬해 슈베르트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음악 협회에서 명예 회원 증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이 교향곡의 악보가 그라츠에 사는 친구 안젤름 휘텐브레너의 손에 넘어갔어요. 협회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건넨 것이었다는 설명이 흔하지만, 정확한 사정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휘텐브레너는 이 악보를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슈베르트가 1828년 서른하나에 세상을 떠난 뒤에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렇게 악보는 수십 년 동안 그의 서랍 속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마흔세 해 만의 첫 소리

1865년, 빈의 지휘자 요한 헤르베크가 마침내 늙은 휘텐브레너를 찾아가 이 악보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해 12월 빈에서 이 교향곡이 처음 울렸어요. 슈베르트가 쓰기 시작한 지 43년 만이었고, 작곡가 자신은 끝내 한 번도 듣지 못한 소리였습니다.

두 악장뿐인데도 이 곡은 곧 슈베르트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더 큰 여운을 남긴다고 느낀 사람이 많았던 거예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휘텐브레너는 친구의 귀한 악보를 마흔 해 넘게 혼자 간직했고, 그동안 세상은 이 음악을 몰랐습니다. 오늘날에도 중요한 작품이나 자료가 개인의 서랍이나 창고 속에 잠들어 있는 경우가 많지요.

어떤 사람이 정당하게 물려받은 작품이라도, 그것이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산이라면 공개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개인의 소유와 모두의 문화유산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까요?

프란츠 슈베르트의 초상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슈베르트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