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숨은 이야기 ·

행성 음악에서 태어난 찬송가

홀스트의 「행성」은 별자리 점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다. '목성' 한가운데의 넓은 선율은 몇 해 뒤 영국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홀스트 · 2분 읽기

구스타브 홀스트의 초상

호른들이 힘차게 터져 나오고, 현악기가 쉴 새 없이 반짝이며 달립니다. 잔칫날처럼 떠들썩한 음악이에요. 그러다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모든 것이 잦아들고, 낮은 현악기와 호른이 넓고 장엄한 선율을 부르기 시작하지요.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가운데 '목성, 즐거움을 가져오는 자'입니다.

천문학이 아니라 별자리 점

1914년, 런던의 음악 교사 홀스트는 일곱 악장짜리 관현악 모음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여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쉬는 날과 방학에 작곡을 했어요. 이 곡도 몇 해에 걸쳐 그렇게 완성했습니다.

곡 이름은 「행성」이지만, 홀스트가 그린 것은 망원경으로 본 별이 아니라 별자리 점에서 말하는 각 행성의 성격이었습니다. 그는 점성술에 관심이 많아 친구들의 별자리 운세를 봐 주기도 했지요. 그래서 화성은 '전쟁을 가져오는 자', 금성은 '평화를 가져오는 자', 목성은 '즐거움을 가져오는 자'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지구는 빠져 있습니다. 점성술에서는 지구가 운세를 정하는 행성이 아니니까요. 명왕성도 없는데, 명왕성은 이 곡이 완성되고 한참 뒤인 1930년에야 발견되었습니다.

전쟁 중의 첫 연주

「행성」은 1918년 9월,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나기 직전 런던에서 소수의 초대 손님 앞에서 처음 연주되었습니다. 지휘는 젊은 에이드리언 볼트가 맡았어요. 전쟁의 공포가 담긴 '화성'이 그 시절 사람들에게 얼마나 생생하게 들렸을지 짐작이 가지요.

같은 해 홀스트는 이름에서 독일식 '폰'을 떼어 냈습니다. 조상이 스웨덴에서 온 집안이었지만, 전쟁 중 독일식 이름은 의심을 받기 쉬웠거든요.

노래가 된 선율

몇 해 뒤, 홀스트는 '목성' 한가운데의 그 넓은 선율에 영국 외교관 세실 스프링 라이스가 쓴 시를 붙여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나의 조국이여, 그대에게 맹세하노라」라는 이 노래는 영국에서 추모식과 국가 행사에서 자주 불리는 찬송가가 되었어요. 별자리 점에서 시작한 음악이 한 나라의 노래가 된 것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홀스트는 독일계로 오해받지 않으려고 전쟁 중에 자기 이름을 바꾸었고, '목성'의 선율은 훗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전쟁은 사람들에게 자기 출신을 숨기게도 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하지요.

전쟁이나 갈등 속에서 어떤 사람의 출신이나 이름만으로 그를 의심하는 일은 정당할까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다른 나라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구스타브 홀스트의 초상구스타브 홀스트1874–1934홀스트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