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아리아 속에 숨은 협박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는 달콤한 사랑 노래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코미디 오페라에서 딸이 아버지를 조르는 장면이다. 그 아버지는 단테의 지옥에 나오는 사기꾼이다.

이야기 속 곡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소프라노가 아주 부드럽게 노래를 시작합니다. 현악기가 따뜻하게 감싸고, 선율은 한 번 크게 부풀었다가 고요히 가라앉아요. 영화와 광고에서 아름다운 장면마다 흘러나오는 이 노래, 그런데 가사를 알고 나면 조금 웃음이 납니다.
단테의 지옥에서 온 주인공
이 노래는 자코모 푸치니의 짧은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 나옵니다. 1918년 12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세 편짜리 오페라 묶음의 마지막 작품이에요. 「라 보엠」과 「토스카」, 「나비 부인」으로 눈물을 쏙 뺀 푸치니가 내놓은 처음이자 하나뿐인 코미디 오페라지요.
주인공 잔니 스키키는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 잠깐 등장하는 실제 13세기 피렌체 사람입니다. 단테는 그를 남을 흉내 내 위조한 죄인으로 지옥에 두었어요. 죽은 부자 행세를 하며 가짜 유언을 남겨 재산을 빼돌린 사람으로요.
딸의 달콤한 협박
오페라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피렌체의 부자 부오소가 죽자 친척들이 모여드는데, 유언장을 열어 보니 전 재산을 수도원에 남긴다고 적혀 있어요. 발칵 뒤집힌 친척들은 꾀 많은 잔니 스키키를 불러 해결을 부탁하지요. 그런데 스키키는 거만한 친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돕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바로 그때 스키키의 딸 라우레타가 나섭니다. 그녀는 친척 집안의 청년 리누초와 사랑하는 사이였거든요. 결혼하려면 이 일이 잘 풀려야 했지요. 그래서 라우레타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 사람을 사랑해요, 반지를 사러 가고 싶어요, 만약 안 된다면 베키오 다리에 가서 아르노강에 몸을 던지겠어요, 아버지 제발요.
더없이 다정한 선율에 실린 것은 사실 달콤한 협박이었던 셈입니다. 결국 아버지는 마음을 돌리고, 죽은 부오소 행세를 하며 가짜 유언을 남기는 대담한 사기극을 벌여요. 그런데 그 유언의 가장 좋은 몫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직접 오페라를 보며 확인해 보세요.
노래가 홀로 걸어간 길
이 아리아는 오페라 전체보다 훨씬 유명해졌습니다. 오페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 노래만 따로 듣고 순수한 사랑 노래로 기억하게 되었지요. 같은 선율도 어떤 이야기 속에 놓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라우레타는 자기 목숨을 걸겠다는 말로 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결과 아버지는 법을 어기는 사기극을 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일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옳지 않은 일로 이어지는 경우는 오늘날에도 있지요.
가족을 위해서라면 규칙을 어겨도 괜찮다는 생각은 어디까지 이해받을 수 있을까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는 책임이 부딪칠 때, 무엇을 먼저 지켜야 할까요?
자코모 푸치니1858–1924푸치니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