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의 악마를 피아노로 옮긴 사람
스무 살 리스트는 파리에서 파가니니의 연주를 듣고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라 캄파넬라」는 그 결심의 결과다.

피아노 맨 위쪽에서 아주 높은 음 하나가 작은 종처럼 땡, 땡 울립니다. 그런데 그 종소리를 치는 오른손은 동시에 아래쪽 선율까지 오가야 해요. 손이 건반 위를 날아다니듯 넓게 뛰어오르고 내려옵니다. 프란츠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이탈리아 말로 '작은 종'이에요.
악마와 계약했다는 바이올리니스트
이 곡의 진짜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입니다. 그는 바이올린으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한 기교를 보여 주어 유럽을 뒤흔들었어요. 깡마른 몸에 창백한 얼굴, 긴 머리로 무대에 서서 귀신같은 솜씨를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재주를 얻었다는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라 캄파넬라」의 선율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마지막 악장에서 왔습니다. 그 악장에서 작은 종이 울리듯 맑은 음이 반복되기 때문에 '작은 종'이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스무 살의 결심
1832년 봄, 파리. 스무 살의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연주회에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이 악기 하나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본 거예요. 리스트는 그날부터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하루에도 몇 시간씩 혹독하게 연습했다고 전합니다.
그 결심은 피아노 곡으로도 남았습니다.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곡들을 피아노로 옮긴 연습곡을 썼고, 1838년에 처음 내놓았다가 1851년에 다시 다듬어 출판했어요. 「라 캄파넬라」는 그 연습곡집의 셋째 곡입니다. 처음 판은 너무 어려워 거의 아무도 칠 수 없었고, 다시 다듬은 판이 오늘날 흔히 연주되는 곡이에요. 그래도 여전히 피아노 곡 가운데 손꼽히게 어려운 곡이지요.
무대 위의 첫 스타
리스트는 그렇게 익힌 솜씨로 유럽 곳곳을 돌며 연주했습니다. 피아노 한 대만 놓고 혼자 무대 전체를 책임지는 '독주회'라는 형식을 자리 잡게 한 사람으로도 꼽혀요. 그의 연주회에서 청중이 보인 열광은 오늘날 아이돌 공연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고 하지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사람들은 파가니니의 놀라운 솜씨가 노력의 결과라고 믿기보다, 악마와의 계약이라는 소문을 더 즐겨 퍼뜨렸습니다. 오늘날에도 남다른 성과를 낸 사람에게 '타고났다'거나 '뭔가 뒤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쉽게 따라붙지요.
다른 사람의 뛰어난 성과를 노력보다 타고난 재능이나 수상한 비밀로 설명하려는 마음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그런 시선은 성과를 낸 사람과 그를 지켜보는 사람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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