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숨은 이야기 ·

빈 사람들이 열광한 튀르키예 군악대 소리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은 오스만 제국 군악대의 소리를 흉내 낸 곡이다. 한때 빈을 포위했던 적의 음악이 백 년 뒤 빈의 유행이 되었다.

모차르트 · 3분 읽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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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행진곡 — 빈을 사로잡은 군악대 소리0분 42초이야기 읽기 →

왼손이 쿵쿵 두드리고, 오른손이 짤랑짤랑 바쁘게 달립니다. 피아노 한 대에서 나는 소리인데, 어쩐지 북과 심벌즈, 방울을 울리며 행진하는 군악대가 떠오르지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마지막 악장, '알라 투르카', 우리가 흔히 '터키 행진곡'이라 부르는 곡입니다.

적의 음악이 유행이 되기까지

1683년, 오스만 제국의 대군이 빈을 포위했습니다. 성벽 밖에서는 오스만 군대의 군악대가 큰북과 심벌즈, 날카로운 피리 소리를 울렸어요. 이 군악대를 메흐테르라고 부릅니다. 빈은 끝내 포위를 견뎌 냈고, 오스만 군대는 물러갔지요.

그런데 백 년쯤 지나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때 공포였던 그 소리가 빈에서 멋진 유행이 된 거예요. 사람들은 튀르키예풍 옷과 커피, 그리고 '튀르키예풍 음악'을 즐겼습니다. 유럽 군대는 오스만 군악대를 본떠 큰북과 심벌즈, 트라이앵글을 들이기 시작했고, 작곡가들은 그 소리를 흉내 낸 곡을 앞다투어 썼지요.

모차르트의 튀르키예

모차르트도 이 유행을 즐겨 썼습니다. 1782년에는 튀르키예 궁전을 무대로 한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로 빈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어요. 이 오페라에도 큰북과 심벌즈가 신나게 울리는 튀르키예풍 음악이 나옵니다.

피아노 소나타 11번은 그 무렵에 쓴 곡입니다. 이 소나타는 첫 악장부터 남달라요. 보통 빠른 악장으로 시작하는 소나타와 달리, 느긋한 주제와 그 변주들로 문을 엽니다. 그리고 마지막 악장에서 '튀르키예풍으로'라는 뜻의 '알라 투르카'가 등장하지요. 왼손의 묵직한 화음은 큰북을, 오른손의 짧은 꾸밈음은 방울과 심벌즈의 반짝임을 흉내 냅니다.

그 시절 어떤 피아노에는 아예 '튀르키예 음악' 페달이 달려 있었습니다. 밟으면 방울이 울리거나 북소리가 나도록 만든 장치였어요. 그만큼 이 유행이 대단했다는 뜻이지요.

다시 나타난 악보

이 소나타의 모차르트 친필 악보는 오랫동안 마지막 한 장만 남아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01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국립 도서관에서 이 소나타의 친필 악보 네 장이 새로 발견되었어요. 이백삼십 년 넘게 지나 모차르트의 손글씨가 다시 나타난 것이지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한때 빈 사람들에게 공포였던 적군의 음악은 백 년 뒤 신기하고 멋진 유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튀르키예풍'은 실제 튀르키예 음악이라기보다 유럽 사람들이 상상한 모습에 가까웠지요. 오늘날에도 다른 나라의 문화가 유행할 때, 그 문화가 실제와 다르게 꾸며지거나 우스꽝스럽게 그려지는 일이 있습니다.

다른 문화를 즐기고 흉내 내는 일이 존중이 될 때와 왜곡이 될 때, 그 둘을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초상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모차르트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