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 9번째 곡 · 9 / 15
손이 네 개인 춤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은 원래 두 사람이 피아노 한 대에 나란히 앉아 치는 곡이었다. 그는 이 곡들에 작품 번호를 붙이지 않았다.
구독이 열리기 전까지는 열다섯 곡의 이야기를 모두 무료로 열어 둡니다.
이 곡의 작곡가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 ·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남피아노 한 대 앞에 의자가 두 개 놓여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어깨를 맞대고 앉아 손 네 개로 건반을 누비지요. 아홉째 정거장,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은 원래 이런 모습으로 태어난 곡입니다.
열아홉 살 무렵이던 1853년, 함부르크 출신의 요하네스 브람스는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 에데 레메니의 반주자로 연주 여행을 다녔습니다. 레메니는 헝가리 집시 악단 풍의 음악을 즐겨 연주했고, 젊은 브람스는 그 리듬과 가락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십여 년 뒤, 브람스는 그렇게 익힌 선율들로 피아노 연탄곡,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함께 치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1869년에 처음 두 권, 열 곡이 출판되었지요. 그 무렵 유럽의 가정에는 피아노가 한 대씩 있는 집이 많았고, 가족이나 친구가 나란히 앉아 연탄곡을 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악보는 불티나게 팔렸어요.
그런데 브람스는 이 곡집에 작품 번호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선율을 자기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가락을 다듬은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5번의 주 선율은 헝가리 작곡가 켈레르 벨러가 쓴 차르다시 곡에서 왔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오늘날 오케스트라로 흔히 듣는 5번 편곡도 브람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지요.
차르다시는 느리게 시작했다가 갑자기 빨라지는 헝가리 춤이에요. 이 곡도 마찬가지로, 브레이크를 밟았다가 액셀을 밟듯 빠르기가 쉴 새 없이 바뀝니다.
이 대목에서 들어 보세요
- 첫 선율단조의 힘찬 가락이 쿵, 하고 시작됩니다. 끝을 길게 끌다가 다시 내달리는 숨결을 느껴 보세요.
- 가운데 부분갑자기 밝은 장조로 바뀌고, 아주 느려졌다가 번개처럼 빨라지기를 되풀이합니다.
- 마지막처음의 단조 가락이 돌아와 힘차게 끝을 맺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브람스는 다른 사람에게서 온 선율이라 여겨 이 곡들에 작품 번호를 붙이지 않았지만, 악보 표지에는 그의 이름이 크게 실렸고 곡은 그에게 큰 돈과 명성을 안겼습니다. 정작 그 가락을 처음 만들고 연주해 온 사람들의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한 공동체의 노래나 문화를 다른 사람이 다듬어 널리 알릴 때, 처음 그것을 만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은 무엇일까요?
이 차례의 곡
브람스 · 약 3분
녹음 준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