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 8번째 곡 · 8 / 15
어른이 되어 돌아본 꿈
「어린이 정경」은 아이를 위한 곡이 아니라,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어른의 곡이다. 슈만은 제목을 나중에 붙였다고 했다.
구독이 열리기 전까지는 열다섯 곡의 이야기를 모두 무료로 열어 둡니다.
이 곡의 작곡가로베르트 슈만1810–1856 · 독일 츠비카우에서 태어남피아노 앞에서 아이가 연습하는 곡일까요?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슈만이 남긴 이 곡은 조금 다릅니다. 여덟째 정거장, 「어린이 정경」의 일곱째 곡 '트로이메라이', 우리말로 '꿈'입니다.
1838년, 스물일곱의 로베르트 슈만은 라이프치히에 살며 음악 잡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랑에 빠져 있었지요. 상대는 그의 피아노 선생님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 뛰어난 피아니스트 클라라였어요. 비크는 둘의 결혼을 맹렬히 반대했고, 두 사람은 한동안 몰래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지켰습니다.
그해 슈만은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서 작은 피아노곡을 서른 곡쯤 썼고, 그 가운데 몇 곡을 골라 「어린이 정경」이라 이름 붙였다고 알렸습니다. 클라라가 언젠가 그를 두고 아이 같다고 했던 말이 마음에 남아 이 곡들을 쓰게 되었다고도 적었지요. 완성된 곡집은 모두 열세 곡입니다.
곡마다 '낯선 나라와 사람들', '술래잡기', '난롯가에서' 같은 제목이 붙어 있어요. 그런데 슈만은 이 제목들이 곡을 다 쓴 뒤에 붙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야기를 먼저 정하고 음악을 쓴 것이 아니라, 음악이 먼저 있고 제목은 듣는 사람에게 건네는 작은 힌트라는 뜻이지요. 그러니 이 곡집은 아이를 위한 연습곡이라기보다, 어른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쓴 음악입니다.
두 사람은 끝내 법정까지 간 끝에 1840년에 결혼했습니다. 트로이메라이를 들으며 그 기다림을 떠올려 보세요.
이 대목에서 들어 보세요
- 첫 선율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부풀어 오르는 한 줄의 노래. 숨을 크게 들이쉬듯 올라갔다가 내려옵니다.
- 되풀이이 짧은 노래가 곡 안에서 여러 번 돌아오는데, 그때마다 아래의 화음이 조금씩 다른 빛깔을 띱니다.
- 끝마지막에 선율이 잠시 멈칫하며 머뭇거렸다가 조용히 마무리됩니다.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같아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비크는 딸의 앞날을 걱정해 결혼을 막았고, 슈만과 클라라는 결국 법원의 허락을 받아 결혼했습니다. 부모의 걱정과 자녀의 선택이 부딪치는 일은 지금도 흔하지요.
자녀를 지키려는 부모의 마음과 자기 삶을 스스로 정하려는 자녀의 권리가 부딪칠 때, 어느 지점부터는 자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까요?
이 차례의 곡
슈만 · 약 3분
녹음 준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