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 10번째 곡 · 10 / 15
아무도 모르게 사 온 악기
차이콥스키는 파리에서 처음 본 첼레스타를 다른 작곡가들보다 먼저 쓰고 싶어 했다. 그 소리가 사탕 요정이 되었다.
구독이 열리기 전까지는 열다섯 곡의 이야기를 모두 무료로 열어 둡니다.
이 곡의 작곡가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 · 러시아 봇킨스크에서 태어남1891년 봄, 파리. 미국으로 연주 여행을 떠나는 길에 들른 차이콥스키는 새 악기 하나를 보고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겉모습은 작은 업라이트 피아노 같은데, 건반을 누르면 안에서 작은 망치가 쇠막대를 때려 종처럼 맑은 소리가 났어요. 몇 해 전 파리의 악기 제작자 오귀스트 뮈스텔이 만든 첼레스타였습니다.
열째 정거장입니다. 차이콥스키는 그때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쓰고 있었어요. 그는 모스크바의 악보 출판인 유르겐손에게 편지를 보내 이 악기를 러시아로 들여와 달라고 부탁하면서, 다른 작곡가들, 특히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글라주노프가 먼저 알면 자기보다 먼저 써 버릴지 모르니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렇게 들여온 소리는 「호두까기 인형」 2막에서 사탕 요정의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발레는 1892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지요.
이야기를 잠깐 볼까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는 꿈속에서 인형과 함께 과자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곳을 다스리는 이가 사탕 요정이에요. 차이콥스키는 반짝이는 설탕 같은 요정에게 꼭 맞는 목소리로 첼레스타를 골랐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반짝임 아래에서 아주 낮은 소리가 함께 울린다는 점이에요. 저음 클라리넷인 베이스 클라리넷이 이따금 깊은 곳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며 대답합니다.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나란히 있어서 요정의 춤이 더 신비롭게 들리지요.
이 대목에서 들어 보세요
- 첫머리현악기들이 손가락으로 줄을 퉁기며 살금살금 걸음을 놓습니다. 발끝으로 걷는 요정이 떠오르지요.
- 첼레스타가 들어오는 곳종소리 같은 맑은 소리가 춤의 선율을 부릅니다. 이것이 차이콥스키가 숨겨 온 새 악기예요.
- 베이스 클라리넷선율 사이사이 낮은 목관악기가 아래로 쭉 미끄러지는 대목을 찾아보세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차이콥스키는 새 악기를 다른 작곡가보다 먼저 쓰려고 그 존재를 숨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늘날 기업들도 새 기술을 특허로 지키거나 비밀로 감추며 먼저 내놓으려고 경쟁하지요.
새로운 발견을 혼자 먼저 쓰려는 마음과 모두가 함께 쓰도록 여는 것 가운데,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쪽은 어느 쪽일까요?
이 차례의 곡
차이콥스키 · 약 2분
녹음 준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