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 11번째 곡 · 11 / 15
뉴욕에서 쓴 고향의 노래
체코 사람 드보르자크는 미국에서 '신세계로부터'라는 교향곡을 썼다. 느린 악장의 선율은 훗날 노래가 되어 다시 태어났다.
구독이 열리기 전까지는 열다섯 곡의 이야기를 모두 무료로 열어 둡니다.
이 곡의 작곡가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 · 체코 넬라호제베스에서 태어남1893년 12월, 뉴욕 카네기홀. 교향곡의 느린 악장이 끝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악장 사이에 손뼉을 치지 않는 것이 예의라지만 그날 청중은 참지 못했다고 전해요. 작곡가는 객석의 박스석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습니다. 체코에서 온 안토닌 드보르자크였지요.
열한째 정거장입니다. 드보르자크는 1892년 가을 뉴욕에 왔습니다. 새로 생긴 국립 음악원의 원장 자리를 맡아서였어요. 시골 정육점 집 아들로 태어나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가 된 그는, 대서양 건너 낯선 도시에서 몇 해를 보내게 됩니다.
그는 미국 음악이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의 학생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성악가인 해리 버얼리는 드보르자크에게 흑인 영가를 불러 들려주었고, 드보르자크는 그 노래들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해요. 그는 미국 음악의 앞날이 이런 노래들 안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쓴 교향곡에 그는 직접 '신세계로부터'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새로운 세계에서 보낸 편지 같은 곡이라는 뜻이지요.
느린 둘째 악장의 주인공은 잉글리시 호른이라는 목관악기입니다. 이름과 달리 영국 악기도, 호른도 아니에요. 오보에보다 조금 크고 낮아서 목소리가 따뜻하고 쓸쓸하지요. 이 악기가 부르는 선율은 훗날 드보르자크의 제자 윌리엄 암스 피셔가 가사를 붙여 「고잉 홈」이라는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선율을 흑인 영가로 아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은 드보르자크가 지은 가락이에요.
이 대목에서 들어 보세요
- 첫머리관악기들이 느린 화음 몇 개로 문을 엽니다. 해 질 녘 하늘처럼 빛이 천천히 바뀌어요.
- 잉글리시 호른의 노래현악기가 조용히 깔아 주는 바탕 위로, 그 따뜻하고 쓸쓸한 목소리가 선율을 부릅니다.
- 끝처음의 선율이 돌아오고, 맨 마지막은 더블베이스들의 낮은 화음으로 조용히 닫힙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드보르자크는 당시 미국 음악계가 눈여겨보지 않던 흑인 영가에서 미국 음악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노래를 지켜 온 사람들은 그 무렵 같은 나라에서 심한 차별을 받고 있었지요.
한 사회가 어떤 사람들의 문화는 아름답다고 칭찬하면서도 그 사람들은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면, 그 칭찬은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