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 12번째 곡 · 12 / 15
왼손은 걷고 오른손은 엇박으로 뛰고
1899년 미주리주의 작은 도시에서 나온 피아노 악보 한 권이 미국 곳곳의 거실 피아노로 퍼져 나갔다. 재즈의 새벽이 밝아 온다.
구독이 열리기 전까지는 열다섯 곡의 이야기를 모두 무료로 열어 둡니다.
이 곡의 작곡가스콧 조플린1868년 무렵–1917미주리주의 철도 도시 세데일리아. 거리에는 '메이플 리프 클럽'이라는 이름의 클럽이 있었고, 그곳 피아노 앞에는 스콧 조플린이라는 흑인 피아니스트가 앉곤 했습니다. 열두째 정거장, 이제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왔어요.
조플린은 텍사스에서 태어나, 철도 노동자의 아들로 자랐습니다. 여러 도시를 떠돌며 피아노를 쳤고, 세데일리아에서는 흑인 학생을 위한 대학에서 음악을 더 공부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1899년, 이 도시의 악보 출판인 존 스타크가 그의 곡 「메이플 리프 래그」를 펴냈습니다. 이때 맺은 계약서가 지금도 남아 있는데, 악보가 한 부 팔릴 때마다 조플린에게 1센트씩 돌아가도록 되어 있었지요.
악보는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며 미국 곳곳의 거실 피아노로 퍼져 나갔습니다. 라디오도 음반도 흔하지 않던 시절, 사람들은 악보를 사서 직접 쳐 보며 새 음악을 만났거든요.
래그타임의 비밀은 두 손의 엇갈림에 있습니다. 왼손은 낮은 음과 화음을 '쿵-짝, 쿵-짝' 번갈아 치며 행진곡처럼 꼬박꼬박 걷습니다. 그런데 오른손은 박자의 앞뒤를 일부러 비켜 가며 엇박으로 뛰어요. 이렇게 리듬을 비트는 것을 싱코페이션이라고 합니다. 'ragged time', 해진 박자라는 말에서 래그타임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하지요.
조플린은 래그타임을 빨리 치면 안 된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래그타임은 술집의 흥겨운 소음이 아니라, 정성 들여 다듬은 작품이었으니까요.
이 대목에서 들어 보세요
- 첫째 가락오른손이 엇박으로 툭툭 튀어 오르는 동안, 왼손이 꼬박꼬박 걷습니다. 두 손을 따로따로 들어 보세요.
- 가락이 바뀌는 곳이 곡은 서로 다른 가락 네 개가 차례로 나오고, 첫 가락이 중간에 한 번 돌아옵니다. 새 가락이 시작될 때마다 손을 들어 세어 보세요.
- 마지막 가락낮은 음역에서 힘차게 울리며 곡을 마무리합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조플린은 오페라 「트리모니샤」까지 썼지만, 살아 있는 동안 그 작품을 제대로 무대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오페라가 제대로 공연된 것은 그가 떠나고 반세기가 넘게 지나서였고, 1976년에야 퓰리처상 특별상이 그에게 주어졌지요. 흑인 작곡가가 큰 무대에 서기 어렵던 시대였습니다.
재능 있는 사람이 피부색이나 출신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 뒤늦은 상과 칭찬만으로 그 빚을 갚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