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속 숨은 이야기 ·

연주자들이 하나씩 촛불을 끄고 나간 교향곡

1772년 가을, 하이든의 교향곡 마지막 악장에서 악사들이 한 명씩 자리를 떴다. 무대 위 시위였을까, 정중한 부탁이었을까.

하이든 · 3분 읽기

요제프 하이든의 초상

음악회 도중, 오보에 연주자가 악보를 덮더니 보면대 위의 촛불을 끄고 조용히 무대를 떠납니다. 잠시 뒤 호른 연주자도 일어나 나가요. 이어서 바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 관객석에 앉은 주인은 이 광경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여름이 너무 길었던 궁전

1772년, 요제프 하이든은 헝가리의 대귀족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궁정 악장이었습니다. 그의 주인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공은 음악을 무척 사랑해서, 헝가리 시골에 새로 지은 화려한 여름 궁전 에스테르하자에 악단을 데리고 머물기를 좋아했어요.

문제는 악사들이었습니다. 궁전에는 악사 가족이 함께 지낼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서, 대부분의 악사는 아내와 아이들을 아이젠슈타트의 집에 두고 와야 했어요. 그해에는 공이 예정보다 훨씬 오래 궁전에 머물렀고, 악사들은 가족을 보지 못한 채 몇 달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이든의 초기 전기 작가 그리징거와 디스가 하이든에게서 직접 들었다며 남긴 이야기에 따르면, 하이든은 이 마음을 말 대신 음악으로 전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에 남은 두 대의 바이올린

그렇게 나온 곡이 교향곡 45번입니다. 올림바단조라는, 그 시절 교향곡에서는 아주 드문 조로 쓰인 곡이에요. 마지막 악장은 빠르고 힘차게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고, 느린 음악이 새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느린 부분에서 악보가 이상하게 짜여 있습니다. 악기들이 차례로 자기 마지막 음을 연주하고 나면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지도록요. 하이든은 악보에 연주자가 자리를 떠난다는 뜻을 담아 두었고, 악사들은 한 명씩 촛불을 끄고 나갔다고 전합니다. 끝내 무대에는 바이올린 두 대만 남아, 아주 작은 소리로 곡을 마무리하지요. 그 두 사람 가운데 하나가 하이든 자신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전하는 바로는, 공은 이 뜻을 알아차렸고 이튿날 궁정이 아이젠슈타트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이 곡에는 '고별'이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듣는 사람에게 남는 것

오늘 이 곡을 들으면, 소리가 하나씩 빠져나가는 것이 귀로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화려하던 합주가 점점 가늘어지다가, 마침내 실 두 가닥만 남은 것처럼요. 녹음으로 들을 때는 눈을 감고, 지금 어떤 악기가 떠났는지 세어 보세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하이든의 악사들은 쉬고 싶다는 요구를 직접 말하지 못했고, 대신 음악이라는 정중한 방법으로 주인에게 전했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긴 노동 시간과 가족과 떨어진 생활을 견디며, 그 사실을 윗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워하지요.

일하는 사람이 정당한 쉼을 요구할 때, 꼭 하이든처럼 영리하고 공손한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일일까요?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직접 들릴 수 있으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요제프 하이든의 초상요제프 하이든1732–1809하이든 이야기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