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1 · 2번째 곡 · 2 / 15

악보에 시가 적힌 봄

비발디는 협주곡 악보에 짧은 시를 붙였다. 새소리, 시냇물, 천둥이 어디서 울리는지 악보가 알려 준다.

「사계」 중 '봄'Le quattro stagioni: La primavera · 비발디 · 1725년 출판 · 2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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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비발디의 초상이 곡의 작곡가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 ·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태어남
카날레토 「베네치아 리바 델리 스키아보니」 · 비발디가 가르치던 피에타 구빈원이 이 물가에 있었어요
카날레토 「베네치아 리바 델리 스키아보니」 · 비발디가 가르치던 피에타 구빈원이 이 물가에 있었어요

악보를 펼쳤는데 음표 사이에 시가 적혀 있다면 어떨까요? 1725년 암스테르담에서 나온 비발디의 협주곡집을 펼친 연주자들이 바로 그런 악보를 받았습니다.

둘째 정거장입니다. 저와 같은 시대를 산 이탈리아 사람, 안토니오 비발디를 소개할게요.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그는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였고, 머리카락이 붉어서 '붉은 머리 신부'라고 불렸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베네치아의 피에타 구빈원에서 일했어요. 부모 없는 소녀들을 돌보던 곳인데, 그곳 소녀들의 합주단 연주는 베네치아를 찾은 손님들이 일부러 들으러 올 만큼 이름났지요.

이 협주곡집의 첫 네 곡이 오늘날 「사계」라고 부르는 곡들입니다. 곡마다 소네트, 그러니까 열네 줄짜리 짧은 시가 붙어 있어요. 누가 쓴 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비발디가 직접 썼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시의 각 줄 앞에 글자가 매겨져 있고, 악보의 해당 대목에도 같은 글자가 적혀 있다는 점이에요. "여기가 새소리입니다", "여기가 천둥입니다" 하고 악보가 일러 주는 셈이지요.

'봄'의 시는 "봄이 왔다"로 시작합니다. 새들이 즐겁게 노래하며 봄을 맞고, 산들바람에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하늘이 검게 덮이며 천둥과 번개가 칩니다. 그리고 폭풍이 지나가면 새들은 다시 노래를 시작해요.

음악은 이 장면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따라갑니다. 다만 비발디는 이야기만 늘어놓지 않았어요. 오케스트라 전체가 부르는 씩씩한 봄의 주제가 장면과 장면 사이에 몇 번이고 돌아와 곡을 단단히 묶어 줍니다. 이렇게 같은 주제가 되돌아오는 방식은 비발디가 즐겨 쓴 협주곡의 뼈대였어요.

이 대목에서 들어 보세요

  • 첫머리오케스트라가 함께 부르는 봄의 주제. 이 선율이 곡 내내 길잡이처럼 돌아옵니다.
  • 새소리독주 바이올린과 다른 바이올린들이 높은 음을 떨며 지저귑니다. 새가 몇 마리인지 세어 보세요.
  • 시냇물현악기가 낮고 부드럽게 물결치듯 흐르는 대목입니다.
  • 천둥과 번개현악기가 거칠게 몰아치고 독주 바이올린이 번개처럼 빠르게 오르내립니다. 그 뒤에 새들이 다시 돌아와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비발디가 일한 피에타 구빈원의 소녀들은 이름난 연주자였지만, 연주할 때 대개 창살이나 칸막이 뒤에 있어서 관객이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고 전합니다. 박수는 받았지만 이름은 잘 남지 않았지요.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이 드러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름만 남는다면, 그 일을 기억하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차례의 곡

「사계」 중 '봄'Le quattro stagioni: La primavera

비발디 · 1악장 알레그로 · 약 4분

곡 정보
John Harrison (violinist)

「「사계」 중 '봄'」연주 John Harrison (violinist)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4.0

곡 소개와 해설 보기 →